자연이 주는 보물에 가까이 다가가는 시간, 키나발루산의 일출부터 원시 부족의 손길이 닿은 음식까지 자전거 여행가와 떠나는 동말레이시아(East Malaysia)의 구석구석.
말레이시아의 보물같은 여행지
키나발루산을 느낄 수 있는 도시 코타키나발루, 열대 우림과 푸른 바다의 매력을 품은 땅 따와우·셈포르나, 거대한 정글과 신비한 동굴 속으로 물루, 어촌 마을의 풍요를 맛보는 곳 라와스. 열대림을 품은 땅과 보석 같은 바다가 있는 동말레이시아로 지금 출발합니다.
제1부. 최고봉에 오르다, 키나발루산
자연이 그리워서 떠난 동말레이시아. 세계적으로 유명한 휴양지인 코타키나발루(Kota Kinabalu)에서 그 여정을 시작합니다. 해마다 4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코타키나발루의 자연과 문화를 엿보기 위해 방문하는 친근한 여행지입니다. 도시의 편리함과 자연의 순수함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는 곳. 다양성이 공존하는 말레이시아에서 현지인들의 삶을 느끼기에 안성맞춤인 수공예 시장(Pasar Kraftangan Kota Kinabalu)에 먼저 둘러봅니다.
어느덧 석양을 감상하는 시간. 워터프런트(KK Waterfront)에서 세계 3대 석양으로 꼽히는 바다의 품을 느낍니다. 석양을 뒤로하고 야시장 구경에 나섭니다. 수공예 시장의 바로 옆에 있는 필리피노 야시장(Pasar Filipina)은 입구에서부터 풍겨오는 고소한 냄새로 침샘을 자극합니다. 야시장의 별미 소통(Sotong, 오징어) 꼬치구이와 사바주(Sabah)에서만 난다는 야생 망고(Bambangan)를 맛봅니다.
다음날, 도시에서 차로 2시간가량 떨어진 키나발루산(Gunung Kinabalu)으로 갑니다. 이 고산지대는 현지인들이 조상들의 영혼이 머무르는 신성한 안식처라고 믿어 온 곳입니다. 이렇게 특별한 의미를 가진 산을 그냥 지나칠 수 없습니다.
해발 고도 약 4,000미터에 이르는 험난한 산행에 도전! 우기에 계속되는 폭우로 한 걸음 떼기가 어려운 상황, 8시간 만에 해발 고도 약 2000미터에 위치한 파날라반(Panalaban)산장에 도착합니다. 밤늦도록 이어지는 빗줄기에 남은 산행을 이어갈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 과연 키나발루산의 정상으로 향하는 길이 열릴까요? 키나발루산을 뒤로 하고 찾은 곳은 포링온천(Poring Hot Spring). 자연이 선물한 뜨끈한 유황 온천에 몸을 녹이며 다음 여정을 준비합니다.
제2부. 푸른빛에 빠지다! 셈포르나
사바주에 위치한 원시림, 따와우힐(Tawau Hill) 국립공원. 2013년 발견 당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열대 나무를 안아보며 울창한 나무들로 가득 찬 자연의 거대함을 느낍니다.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걷다 보면, 따와우강을 따라 형성된 탁자 폭포(Table Waterfall)에 다다른다. 시원한 폭포를 눈에 담고 돌아서면 그친 비와 함께 우연히 만난 야생동물들의 모습을 감상하기 바쁩니다.
푸른 원시림을 뒤로하고 이번엔 푸른 바다로 향한다. 보르네오섬 남동부에 위치한 항구 도시 셈포르나(Semporna). 아침부터 활기가 넘치는 셈포르나 어시장(Seafood Market Semporna)을 찾아 열대 바다가 선물한 다양한 산물을 만납니다. 푸른 숲과 에메랄드 빛 바다가 절경을 이루는 보헤이둘랑섬(Pulau Bohidulong) 바다에 뛰어들어 다채로운 산호초와 아름다운 열대어들을 눈에 담고, ‘터널 거리’라는 별칭을 가진 셈포르나 야시장(Terowong Street Semporna)에서 해산물 내음 가득한 음식을 맛봅니다.
다음날, 평생 바다 위에서 살아가는 바다의 유목민 ‘바자우족(Bajau)’을 만나러 떠납니다. 망망대해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이들을 찾기란 쉽지 않은 일. 낚싯줄 하나로 물고기를 낚아 올리는 강태공과 조개 채취로 삶을 이어가는 바자우족의 도움으로 바자우족의 수상가옥, 뽄도한(Pondohan)을 찾습니다. 해조류의 한 종류인 아갈아갈(Agar-Agar)을 키우며 11명의 식구가 오순도순 살아가는 바다 위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듣습니다.
제3부. 웰컴 투 더 정글
1년 내내 꽃이 피는 열대의 나라, 말레이시아. 하지만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꽃이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꽃인 라플레시아(Rafflesia)입니다. 이 꽃은 꽃이 피기까지 수개월이 걸리는데, 개화기간은 3일에서 7일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말레이시아 사람들 중에도 꽃을 보지 못한 이가 많다고 합니다. 3송이의 라플레시아가 핀 정원이 있어 찾아 나선 길. 꽃의 지름이 1미터에 이르고, 무게가 10킬로그램이 넘는 꽃의 위용을 확인합니다.
비오는 밤에 손님들로 북적이는 한 바쿠테(Bak kut the) 음식점으로 향합니다. 바쿠테는 말레이시아로 건너온 중국인 이민자들에 의해 전해진 중국식 돼지 갈비탕입니다. 부위별로 나누어진 고기와 뜨끈한 육수를 맛보면 몸과 마음까지 든든해집니다.
말레이어로 클립클립(Kelip Kelip)이라고 부르는 반딧불이를 보러 출발합니다. 어둠을 헤치며 나아가 도착한 맹그로브(Mangrove) 숲. 손전등이 보내는 신호에 수백 마리의 반딧불이가 날아듭니다. 노란 반딧불에 둘러싸여 황홀한 순간을 경험합니다.
이제 정글로 향합니다. 2000년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으로 지정된 구눙물루(Gunung Mulu) 국립공원. 공원의 50%가 넘는 면적이 여전히 미지의 땅으로 남아 있습니다. 해마다 크고 작은 동굴이 발견되는 정글 속에서 가장 먼저 찾은 곳은 클리어워터 동굴(Clearwater Cave)입니다. 마시면 젊어진다는 전설이 있는 강이 만든 신비로운 동굴의 속살을 들여다봅니다.
이곳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는 동굴은 사슴 동굴(Deer Cave). 염분 있는 바위를 찾아온 사슴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이 동굴을 특별하게 하는 것은 동굴의 오랜 주인 박쥐들입니다. 그 종류만도 12종에 달하고 수는 300만 마리가 넘습니다. 해질 무렵 먹이를 찾아 동굴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장엄한 대자연의 움직임을 두 눈에 담아봅니다.
제4부. 열대 우림을 느끼고 싶다면
다민족 다문화의 나라, 말레이시아. 세계 각지에서 유입된 여러 인종들 뿐 아니라, 말레이시아에는 다양한 원시 부족들이 어우러져 살아가고 있습니다. 밀려드는 문명의 파도 속에서 부족의 전통을 보존하려는 노력이 이어지는 곳, 마리마리 민속촌(Mari Mari Cultural Village)을 찾았습니다.
쌀농사를 짓던 카다잔두순족(Kadazan-Dusun), 롱하우스에 거주한 룬구스족(Rungus), 사냥꾼이자 어부인 룬다예족(Lundayeh), 바다 집시 바자우족(Bajau), 인간사냥 부족 무룻족(Murut)까지 5개 부족의 삶을 체험합니다.
동말레이시아의 자연을 찾아 나선 여정은 사바주(州)에서 사라왁주(州)로 이어집니다. 현지인들의 먹거리 문화를 엿볼 수 있는 라와스 중앙시장(Lawas Central Market)에서 다양한 열대 과일과 훈제 생선, 타하이(Tahai)를 맛봅니다. 전통 어촌 마을 아왓 아왓(Awat Awat)에 도착해서 타하이 훈연 과정과 삼발(Sambal) 소스와 각종 향신료를 넣고 볶은 삼발 타하이(Sambal Tahai)를 맛봅니다.
강과 바다가 만나는 위치에 자리한 도시 무카(Mukah)는 다양한 어종이 잡히는 황금 어장으로 불립니다. 신선함이 넘치는 어시장(Market Ikan & Sayur)에서 무카의 별미 우마이(Umai)를 맛봅니다. 무카의 주소득원인 사고야자(Sago Palm) 벌목 현장을 찾아 자연에 기대어 살아가는 삶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신비한 동굴을 탐험할 수 있는 니아 국립공원(Niah National Park). 1970년대 상인들의 흔적이 남은 트레이더 동굴(Trader’s Cave)에서 박쥐 분비물을 채집하는 현지인들을 만나봅니다. 마지막 목적지는 클리마우 폭포(Klimau Waterfall). 시원하게 쏟아지는 폭포수를 맞으며 동말레이시아에서의 여정을 마무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