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항해술이 발달하기 이전에 아라비아 상인들은 계절풍 ‘몬순(monsoon)’의 특성을 이용해 바닷길을 오갔습니다. 몬순이 불면 적도의 보물을 찾아 나서는 뱃사람처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으로 바닷길 모험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이 오는 29일 아시아문화박물관 상설전시 ‘몬순으로 열린 세계: 동남아시아의 항구도시’를 개막합니다.
‘몬순으로 열린 세계’는 이번에 새롭게 개편된 ACC 아시아문화박물관 상설전시실1에서 펼쳐지는 첫 상설전시로 ‘몬순’은 거대한 티베트 고원에서 시작된 대륙풍과 인도양 해풍간의 온도 차가 만들어내는 계절풍을 말합니다.
흔히 실크로드하면 육로를 떠올리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몬순을 따라 전개된 동남아시아 해상 실크로드에서의 교역과 문화교류, 항구도시를 오간 이들이 만들어낸 고유한 문화 쁘라나칸(Peranakan)과 예술작품을 선보입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2017년 11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네덜란드 델프트 헤리티지와 협약을 통해 수증받은 ‘누산타라 컬렉션’ 중 400여 점의 아시아 유물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화려한 그림과 조각, 신성하고 초자연적인 힘을 지닌 금속공예품, 열대의 문양을 품은 옷과 직물 공예, 자연에서 채득한 라탄으로 만든 목공예 등 동남아시아 항구도시를 배경으로 그곳에 정착해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신화와 신앙, 집과 옷, 이색적인 일상용품을 선보입니다.
또한, 투명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통해 선보이는 그림자극과 가면극, 라마왕자의 성장과 모험을 가상현실(VR)로 체험해 볼 수 있는 ‘라마야나 이야기’, 인도네시아 전통 음악인 ‘가믈란’을 연주해 볼 수 있는 ‘디지털로 즐기는 가믈란 연주’, 인도네시아 전통복식인 바틱과 이캇으로 만든 의류를 만져 볼 수 있는 ‘손끝으로 만나는 바틱과 이캇’ 등 다양한 체험도 관객을 맞습니다.
지난 2017년 문화전당 전문박물관으로 등록된 아시아문화박물관은 2022년 통합 전당 출범 후 이번 상설전시실 개편을 시작으로 박물관 정상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전시를 향후 남아시아실로 확대할 예정이며, 다음 주제인 ‘스텝(초원) 바람’을 배경으로 하는 중앙아시아실도 준비 중입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이강현 전당장은 “동남아시아는 관광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는 곳인 반면 역사·문화적 측면에서는 여전히 우리에게 낯선 곳”이라면서 “이번 아시아문화박물관 상설전시가 아시아문화 다양성에 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