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Cambodia)의 대표적인 관광도시 시엠립(Siem Reap)을 찾은 여행자라면 아마 대부분 세계 7대 불가사의라 불리는 앙코르 와트(Angkor Wat)를 보기위해 방문했을 것입니다. 캄보디아 수도인 프놈펜의 왕궁과 강변, 시아누크빌의 해변, 몬돌끼리의 대자연 등 캄보디아에는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잡는 수많은 여행지가 있지만 앙코르 와트는 그 중 단연 손꼽히는 곳입니다.
시엠립 앙코르와트 여행
새벽 공기를 가르며
새벽 4시가 조금 넘은 시각. 앙코르 와트의 일출을 보기위해 부지런히 호텔을 나섭니다. 미리 예약해 둔 툭툭(TukTuk)을 타고 시엠립 도심을 지나 칠흙같은 숲 속으로 들어섭니다. 한 낮의 열기가 밤에도 계속되는 캄보디아 이지만 새벽 숲 속의 공기는 차갑습니다. 툭툭을 타며 맞는 찬 바람에 바람막이나 긴팔옷을 챙기지 않으면 감기걸리기 십상입니다.
이내 나타난 검문소에서 티켓을 확인한 후 툭툭은 더 깊은 숲 속으로 달리기 시작합니다. 앙코르 와트 유적을 탐방하려면 캄보디아 내국인은 무료지만 외국인 관광객은 티켓이 필요합니다. 전날 미리 입장권 판매소에서 티켓을 구입하는 게 좋습니다. 1일권, 3일권 등 여러 종류의 티켓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1일권은 37달러 정도입니다.
앙코르 와트(Angkor Wat)
쌀쌀한 새벽 공기를 맞으며 한참 달린 후 툭툭 기사가 내려 준 곳은 허허벌판. 내려서 걸어가야 한다고 알려줍니다. 휴대폰 라이트로 손전등을 대신하고 십여 분 정도를 걷다보니 입구가 눈에 보입니다. 다시한번 검표를 한 후 미끄러운 내리막을 내려가니 플라스틱 부표로 만들어진 다리가 이어집니다. 바로 옆에 있는 원래 다리는 복원공사가 진행 중이라 임시로 만든 다리입니다. 발을 내딛을 때 마다 울렁이는 다리에 신나하며 걷다보니 200미터에 이르는 해자(垓字/垓子)가 짧게 느껴집니다.
해자를 건너 또 다른 세상으로 인도하는 듯한 서문을 통과하니 쭉 뻗은 통로가 이어집니다. 그렇게 인간의 세상에서 신의 세상에 들어섭니다. 발걸음을 재촉해 남쪽 연못에 이르니 이미 일출을 맞이하려는 관광객들로 북적입니다. 일찍 서두른 덕에 연못 가까이 자리를 잡습니다. 새벽 하늘을 바라보며 하염없이 기다리다보니 어느새 연못 주변은 일출을 보려는 이들로 가득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기다리던 순간이 다가옵니다.
‘찰나의 순간’
그야말로 찰나의 순간입니다. 잠깐 얼굴을 내민 태양은 이내 구름 속으로 사라집니다. 하지만 짧지만 강렬한 했던 그 순간은 가슴 속 깊이 새겨집니다. 차가운 새벽 공기를 헤치고 그곳에 모인 사람들 모두에게 서로 다른 빛깔로 새겨졌을 것입니다.
깊이 새겨진 여운에 발걸음을 옮기지 못하는 여행자들은 그 자리에서 서서 한참 동안 동쪽 하늘을 바라봅니다. 그리고 잊을새라 카메라에 풍경을 담습니다. 어느 순간 차가웠던 새벽 공기는 온기가 감돌기 시작합니다.
앙코르 와트의 일출이 남긴 여운을 뒤로 한채 또 다시 발걸음을 내딛습니다. 수천년간 비밀로 감춰있던 전설과 이야기를 만나기 위해, 일출 보다 더 진한 여운을 느끼기 위해 중앙 사원으로 향합니다.
앙코르 와트 사원 내부, 회랑과 중앙성소 등 에 대한 내용은 앙코르 와트, 잊혀졌던 크메르의 보물 | 시엠립 앙코르와트 여행 글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