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를 즐겨 보는 이들에게 “어느 나라 사람들이 한국을 제일 좋아할까?” 물어보면, 대부분 일본이나 태국 같은 아시아 국가를 떠올립니다. 그런데 실제 조사 결과는 전혀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한국을 가장 좋아하는 나라 TOP 10
한국 문화체육관광부(MCST)가 전 세계 26개국 13,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글로벌 한류 실태조사에서 한국 호감도 1위를 차지한 나라는 아랍에미리트(UAE)였습니다. 호감도 94.8%. 전 세계 평균 82.3%를 12%포인트 넘게 앞선 수치입니다.
중동과 남미가 상위권을 차지한 이유
순위표를 보면 아시아 국가가 상위권을 독점할 거라는 예상과 달리, 중동·아프리카·남미·유럽이 고르게 섞여 있습니다.
| 순위 | 국가 | 호감도 |
|---|---|---|
| 1위 | 아랍에미리트(UAE) | 94.8% |
| 2위 | 이집트 | 94.0% |
| 3위 | 필리핀 | 91.4% |
| 4위 | 터키 | 90.2% |
| 5위 | 인도 | 89.0% |
| 6위 | 남아프리카공화국 | 88.8% |
| 7위 | 브라질 | 88.6% |
| 8위 | 멕시코 | 88.0% |
| 9위 | 영국 | 87.4% |
| 10위 | 인도네시아 | 86.6% |
UAE와 이집트가 나란히 94%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이 두 나라에서는 넷플릭스를 통한 한국 드라마 시청률이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고, 현지 쇼핑몰에 한국 화장품 매장이 입점하는 속도도 빠른 편입니다. 수치만 보면 놀랍지만, 현지 상황을 들여다보면 납득이 됩니다.
남미 쪽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브라질 88.6%, 멕시코 88%. K-팝 콘서트가 열릴 때마다 수만 석이 매진되는 지역입니다. 음악이 먼저 들어가고, 드라마와 음식이 뒤따르는 패턴이 중동과는 반대 순서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86.6%가 말해주는 것
인도네시아는 10위에 올랐습니다. 86.6%라는 수치는 전 세계 평균 82.3%보다 4%포인트 이상 높습니다. 순위 자체보다 주목할 부분은 이 호감도가 오랜 시간 쌓여온 결과라는 점입니다.

인도네시아에서 한류가 본격적으로 퍼진 건 2000년대 초반 드라마 ‘대장금’ 때부터입니다. 이후 슈퍼주니어, BTS, 블랙핑크로 이어지는 K-팝 흐름이 20년 가까이 끊기지 않았습니다. 한두 해 반짝한 게 아닙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인의 59.5%가 K-콘텐츠를 통해 한국이라는 나라 자체에 좋은 인상을 갖게 되었다고 답했습니다.
10명 중 6명이 드라마나 음악을 보다가 한국이라는 나라까지 좋아하게 된 셈입니다.
콘텐츠가 국가 이미지를 바꾸는 구조
이 조사에서 한 가지 더 흥미로운 지점이 있습니다. 호감도가 높은 국가일수록 한국 콘텐츠 소비량도 비례해서 높았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한국을 좋아한다”가 아니라, 드라마를 보고 → 한국 음식을 찾고 → 화장품을 사고 → 여행을 계획하는 흐름이 데이터로 확인됩니다.
콘텐츠 소비가 국가 호감도로 전환되는 비율은 인도네시아 59.5%, 전 세계 평균은 이보다 낮은 수준으로 집계되었습니다.
OTT 플랫폼이 이 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과거에는 한국 드라마를 보려면 현지 방송국이 판권을 사야 했습니다. 지금은 넷플릭스나 디즈니+에서 자막만 붙으면 전 세계 동시 공개가 됩니다. UAE에서 한국 드라마가 인기를 끄는 것도, 브라질에서 한국 라면 매출이 오르는 것도 이 구조 위에서 벌어지는 일입니다.
숫자 너머의 질문
이번 조사는 2025년 10월 한 달간, 16세 이상 남녀 13,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패널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26개국에 걸친 표본이라 특정 연령대나 팬덤에 치우친 결과는 아닙니다.
다만 이 수치가 계속 유지될지는 다른 문제입니다. 호감도 82.3%라는 전 세계 평균은 역대 최고 수준입니다. 여기서 더 오를 수 있을까요? K-콘텐츠의 양이 아닌 다양성이 다음 단계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드라마와 K-팝 중심의 호감도가 기술, 교육, 관광 같은 영역으로 얼마나 확장되느냐에 따라 이 순위표는 2~3년 뒤 꽤 다른 모습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