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동남아에서 같은 일을 해도 월급이 100배 넘게 차이납니다. 인도네시아 임시직 교사 월 30달러, 브루나이 상한선은 약 4,600달러입니다. 동남아 10개국 교사 월급을 줄 세우고 보면 단순 임금 비교를 넘어선 풍경이 드러납니다. 어느 나라가 교육이라는 일을 어떻게 다루는지가 숫자 그대로 보이는 셈입니다.
동남아 10개국 교사 월급, 한눈에 보면
| 국가 | 교사 월급 (USD) | 원화 환산(약) |
|---|---|---|
| 브루나이 | $1,354 ~ $4,628 | 205만 ~ 701만 원 |
| 싱가포르 | $2,370 ~ $4,007 | 359만 ~ 607만 원 |
| 캄보디아 | $784 ~ $2,427 | 119만 ~ 367만 원 |
| 말레이시아 | $621 ~ $1,518 | 94만 ~ 230만 원 |
| 미얀마 | $688 ~ $1,467 | 104만 ~ 222만 원 |
| 베트남 | $243 ~ $1,467 | 37만 ~ 222만 원 |
| 필리핀 | $272 ~ $1,040 | 41만 ~ 157만 원 |
| 태국 | $401 ~ $903 | 61만 ~ 137만 원 |
| 인도네시아 | $30 ~ $413 | 4만 5천 ~ 63만 원 |
| 라오스 | $124 ~ $293 | 19만 ~ 44만 원 |
브루나이와 싱가포르가 단연 앞서 있습니다. 두 나라의 하한선만 봐도 인도네시아 최고치보다 세 배 가까이 높은 편입니다. 캄보디아·말레이시아·미얀마가 그 다음 줄에 자리잡고, 베트남·필리핀·태국이 중하위권을 형성합니다. 가장 아래는 라오스와 인도네시아.
그런데 한 가지 짚어둘 점이 있습니다. 라오스 최저 급여 120달러조차 인도네시아 하한선의 네 배 수준이라는 사실입니다. 동남아 안에서 인도네시아 하한선만 유독 떨어져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인도네시아 하한선이 라오스 아래로 내려간 이유
월 30달러라는 숫자는 정규 공무원 교사 월급이 아닙니다. 인도네시아 학교에는 정식 공무원(PNS) 신분이 아닌 계약·임시직 교사가 수십만 명 일하고 있습니다. 현지에서는 이들을 ‘구루 호노레르(Guru Honorer)’라고 부릅니다. 국가 표준 급여 규정 바깥에 있어서, 학교 자체 운영비(BOS 보조금)나 지방정부의 소액 보조금으로 월급을 받습니다. 그래서 일부 지방 임시직 교사 월급은 20~30달러 안팎까지 떨어집니다.
같은 학교 복도에서도 정식 공무원 교사와 임시직 교사 사이에는 다른 세계가 펼쳐집니다. 정규직 교사는 기본급에 전문성 수당(Tunjangan Profesi Guru)과 지역 수당이 더해져 상한선인 약 400달러대까지 올라갑니다. 다만 이 혜택을 받는 비율은 전체 교사 중 일부에 그칩니다. 14배라는 격차는 두 나라 사이가 아니라 한 학교 복도 안에서도 일어나는 셈입니다.
싱가포르와 브루나이는 무엇을 다르게 했나
하한선 자체가 시스템의 성격을 말해줍니다. 싱가포르는 교사 진입 단계부터 우수 인재를 선별하고, 그에 걸맞은 보상과 사회적 지위를 같이 묶어둡니다. 그래서 하한선이 동남아에서 가장 높은 편입니다. 브루나이는 산유국 특성이 그대로 반영된 사례에 가깝습니다. 풍부한 국가 재정이 공공부문 임금을 전반적으로 끌어올린 결과, 교사 상한선이 약 4,600달러대까지 올라갔습니다.
캄보디아의 사례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1인당 GDP만 보면 인도네시아가 캄보디아보다 높지만, 교사 하한선은 캄보디아 약 780달러 대 인도네시아 30달러입니다. GDP 차이로 설명되지 않는 갭이 분배 구조에서 나온 셈입니다. 캄보디아는 최근 몇 년 동안 교육 개혁의 일환으로 교사 급여를 단계적으로 끌어올렸습니다.
평균값이 아니라 하한선을 봐야 하는 이유
인도네시아 수치를 평균만 골라내면 의외로 큰 격차가 보이지 않습니다. 다른 동남아 국가 중위권과 비슷한 자리에 놓이는 편입니다. 하지만 하한선이 무너진 구조에서는 평균이 사실을 덮어버립니다. 시골 초등학교 한 곳에서 부업 없이 임시직 교사 월급만으로 생계를 잇는 일이 거의 불가능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수마트라나 자바 외곽 마을에서는 교사가 오후에 작은 가게를 보거나 농사를 짓는 풍경을 어렵지 않게 마주합니다. 본업이 부업이 되고 부업이 본업이 되는 셈입니다. 이런 환경에서 우수한 사람이 교단에 남기를 기대하는 일은 구조적으로 어렵습니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임시직 교사를 계약제 공무원(PPPK)으로 전환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지만, 쿼터 제한과 재정 분담 문제로 진척이 빠르지 않습니다.
동남아에서 교사라는 직업이 누구에게 열려 있는 자리인가, 라는 질문이 같이 떠오릅니다. 싱가포르처럼 우수 인재가 자발적으로 모이는 자리인가, 인도네시아처럼 생계가 위협받는 자리인가는 사회가 교육을 비용으로 다루는지 투자로 다루는지에서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