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 씨라이언 7, 싱가포르가 5배 비싼 이유···BYD 동남아 가격 비교

같은 BYD 씨라이언 7(Sealion 7)인데 싱가포르에서 사면 태국 가격의 5배가 넘습니다. 약 16만 달러와 약 3만 1천 달러입니다. 차종도, 옵션도 같은 차가 국경 하나를 넘으면 가격표가 이렇게 달라집니다. 이 차이는 BYD가 만든 게 아닙니다. 각국 정부가 만들었습니다.

동남아 주요국 BYD Sealion 7 가격 비교

싱가포르가 16만 323달러로 압도적인 1위입니다. 베트남이 5만 3044달러로 그 뒤를 잇고,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가 3만 8천에서 4만 1천 달러 사이에 모여 있습니다. 가장 낮은 곳은 태국, 3만 1230달러입니다.

국가가격 (US$)
싱가포르$160,323.51
베트남$53,044.80
필리핀$41,200.41
인도네시아$39,122.31
말레이시아$38,825.40
태국$31,230.12

같은 회사, 같은 모델, 같은 시기. 그런데 가격은 5배 넘게 벌어집니다. 환율이나 운송비로는 설명이 안 됩니다. 차이를 만든 건 각국의 자동차 정책과 세제입니다.

싱가포르 가격을 끌어올린 두 글자, COE와 ARF

싱가포르에서 차를 사려면 차 값보다 먼저 ‘차를 가질 권리’를 사야 합니다. 차량취득권리증, 줄여서 COE라고 부르는 입찰 제도입니다. 중대형 차량의 COE 낙찰가는 최근 미화 10만 달러 안팎을 오르내립니다. 차 값보다 입찰권 값이 더 비싼 셈입니다.

BYD 전기차 씨라이언 7
BYD 전기차 씨라이언 7

여기에 부가 등록세(ARF)가 또 한 겹 얹힙니다. 차량 평가가격이 올라갈수록 누진세율이 가파르게 붙어 최대 320%까지 부과됩니다. 비싼 차일수록 세금이 기하급수로 늘어나는 구조입니다. 전기차에는 EEAI(전기차 조기 도입 인센티브), VES(차량 배출 등급제) 같은 보조 장치가 적용되지만, 기본 세율 자체가 높아서 체감 효과는 제한적입니다.

싱가포르가 차량 수를 억제하는 이유는 좁은 국토와 교통 정체 때문입니다. 자동차를 사치품으로 묶어두는 정책이 수십 년째 이어져 왔습니다. 그 결과가 16만 달러짜리 씨라이언 7입니다.

태국이 가장 저렴한 이유 — ‘EV 3.5’와 라용 공장

태국 가격표를 보면 같은 차가 다른 차처럼 보입니다. 3만 1230달러. 한국 돈으로 약 4,300만 원 수준입니다. 이 가격은 우연이 아니라 정책의 결과입니다.

태국 정부의 ‘EV 3.5’ 패키지가 핵심 도구입니다. 정부 보조금이 직접 지급되고, 전기차에 붙는 소비세와 수입 관세가 큰 폭으로 면제되거나 인하됩니다. 2024년부터 2027년까지 단계적으로 적용되는 4개년 정책입니다.

여기에 BYD가 라용 지역에서 운영하는 현지 공장이 결정타입니다. 태국에서 만든 차에 한해 추가 세제 혜택이 붙기 때문입니다. 동남아 자동차 제조 허브 자리를 지키려는 태국의 산업 전략, 동남아 진출을 가속하려는 BYD의 이해. 두 톱니가 정확히 맞물린 셈입니다.

태국 소비자는 같은 차를 다른 동남아 국가 소비자의 절반 이하 가격에 살 수 있습니다.

두 극단 사이에 자리 잡은 네 나라

베트남 5만 3044달러, 필리핀 4만 1200달러, 인도네시아 3만 9122달러, 말레이시아 3만 8825달러. 네 나라가 두 극단 사이에 흩어져 있습니다.

베트남은 태국보다 약 70% 비쌉니다. 수입차에 붙는 특별소비세와 관세 부담이 그대로 가격에 반영된 결과입니다.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는 비슷한 구간에 모여 있습니다. 세 나라 모두 전기차 현지 생산을 끌어들이려고 관세 면제와 소비세 혜택을 경쟁적으로 풀고 있는 중입니다. 베트남보다 가격이 낮고 태국보다 약간 높은 자리에 머무르는 셈입니다.

이 가격 격차는 곧 전기차 보급 속도의 격차로 이어집니다. 차가 싸면 더 많은 사람이 사고, 충전 인프라가 더 빨리 깔리고, 다음 세대 모델 출시도 빨라집니다. 가격이 곧 전환의 속도를 결정합니다.

같은 차가 어떤 나라에서는 특권이 되고, 어떤 나라에서는 출퇴근 차가 됩니다. 동남아 6개국의 BYD 전기차 씨라이언 7 가격표를 보면 그 갈림길이 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