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영화관 시장 현황! 농촌 영화관, 멀티플렉스 대안될까?

인도네시아 국회에서 조금 색다른 예산 제안이 나왔습니다. 2027년 국가 예산(APBN 2027)에 농촌 영화관(Bioskop Desa) 스크린 1,000개를 짓자는 안입니다. 게린드라(Gerindra) 소속 라흐마와티(Rahmawati) 의원이 제7위원회(Komisi VII)에서 꺼냈습니다. 지역 문화 지원책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영화관 시장의 숫자를 펼쳐 보면 결이 다릅니다.

영화관 열 곳 중 여섯 곳이 한 브랜드

출발점은 전체 규모입니다. FilmIndonesia.or.id가 2026년 5월 28일 집계한 전국 영화관은 620개입니다. 정작 문제는 이 숫자가 브랜드별로 어떻게 나뉘는가에 있습니다.

순위영화관 브랜드영화관 수(개)
1Cinema XXI375
2CGV Cinemas75
3Cinepolis58
4New Star Cineplex38
독립 영화관22
5Platinum Cineplex20
6Sams Studio18
7Kota Cinema Mall7
8Flix Cinema4
9Dakota Cinema3
합계전국620

Cinema XXI 한 곳이 375개를 운영합니다. 전체의 60.48%입니다. CGV Cinemas와 Cinepolis까지 더한 상위 세 그룹이 전체 인프라의 80%를 넘깁니다. 반대편 끝에는 독립 영화관이 있습니다. 전국에 22개, 점유율 3.55%. 스크린이 적은 것보다, 소유가 한쪽에 묶인 구조가 더 무겁습니다. 어떤 영화를 몇 관에 걸지, 티켓을 얼마에 팔지 모두 큰 그룹의 셈법을 따라가게 됩니다.

스크린을 두 배로 늘렸다가 1년 만에 절반 접어

지배자라고 형편이 편하진 않습니다. Cinema XXI를 운영하는 CNMA(PT Nusantara Sejahtera Raya Tbk)의 2019~2025년 지표를 따라가면 흐름이 한 번 꺾입니다.

연도스크린 수극장 수관객 수
20191,1702101억 1,000만 명
20201,200215영업 중단
20211,210218회복 전
20221,2202226,500만 명
20231,2802408,000만 명
20242,3502568,700만 명
20251,3882678,500만 명

변화는 2024년과 2025년 사이에 몰려 있습니다. 2024년 CNMA는 스크린을 2,350개까지 공격적으로 늘렸습니다. 이듬해엔 1,388개로 줄였습니다. 한 해 만에 40.94%를 덜어낸 셈입니다. 영화관 수는 오히려 267개로 4.30% 늘었으니, 지점은 유지하되 돈이 안 되는 상영관만 골라 정리한 모양새입니다. 관객은 8,500만 명으로 전년보다 2.41% 빠졌습니다. 2019년 전성기의 1억 1,000만 명과는 거리가 멉니다.

인도네시아 영화 산업

여기서 숫자 하나가 눈에 걸립니다. 앞선 전국 집계에서 Cinema XXI는 375개였는데, 재무 보고서상 2025년 영화관은 267개입니다. 같은 브랜드인데 100개 넘게 벌어집니다. 1년 사이 갑자기 새로 지은 결과는 아닙니다. 267개는 회계장부에 잡히는 직영점 수치, 375개는 시장에서 브랜드를 달고 돌아가는 점포를 전수 조사한 수치로 봅니다. 세는 기준이 다른 셈입니다. 스크린을 40% 넘게 덜어내며 내실을 다지던 2024~2025년에 브랜드 통합과 운영 효율화가 겹치면서 나타난 통계적 차이로 읽힙니다. 어느 쪽도 틀린 숫자가 아닙니다. 무엇을 세느냐가 다를 뿐입니다. (관련글: 인도네시아 영화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인니 영화의 역사와 시장규모)

남은 수요는 대도시 바깥에 있어

집계 기준이야 어떻든, 스크린을 절반 가까이 접었다는 사실은 또렷합니다. 대도시에서 더 짜낼 여지가 줄었다는 뜻입니다. 인프라 대부분이 대형 체인 손에 있으니 상영관은 흥행 가능성 위주로 배정됩니다. 마케팅비를 댈 수 없는 지방 중소 제작사(PH·Production House)는 스크린 한 칸 잡기도 버겁습니다. 도시까지 두세 시간을 나가야 영화 한 편을 보는 지역도 적지 않습니다.

문화 쪽으로 가면 간극이 더 큽니다. 수천 개 섬과 여러 부족, 고유 언어를 가진 나라인데 영화관에서는 자카르타발 대중문화만 돌아갑니다. 농촌 스크린 1,000개는 이 빈틈을 노립니다. 멀티플렉스가 닿지 않는 도서 산간과 소도시 주민에게는 생애 첫 극장이 생깁니다. 지방 영화에는 정기적으로 걸릴 자리가 열립니다. 영화관이 들어서면 주변에 식음료 매장과 사람이 모이는 공간도 따라붙습니다. 일자리도 그 자리에서 생깁니다.

극장만 지어서는 돌아가지 않아

하드웨어가 생겨도 걸 영화가 없으면 빈 건물입니다. 라흐마와티 의원의 제안에 지방 PH를 위한 재정 인센티브가 함께 묶인 이유입니다. 지방 제작 영화에 세금을 깎거나 제작비를 매칭하는 설계가 따라와야 콘텐츠가 채워집니다. 농촌 스크린의 일정 비율을 지방·독립 영화에 의무 배정하는 쿼터도 같이 검토할 만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새 영화관마저 대도시 상업 영화로 채워집니다.

운영은 또 다른 숙제입니다. 농촌의 구매력에 맞춘 티켓 값, 지자체와 협동조합(Koperasi)이 함께 굴리는 민관 협력 방식이 자립의 조건이 됩니다.

숫자는 한 방향을 가리킵니다. 대도시 관객은 멈췄고, 다음 여백은 지방에 있습니다. 다만 1,000개라는 규모가 성패를 가르지는 않습니다. 그 스크린에 무엇을 걸 것인가가 남은 질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