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리안 천국’ 인도네시아의 다양한 로컬 두리안과 두리안 식문화

인도네시아에서 두리안 철이 오면 시장 좌판의 이름표가 지역마다 갈립니다. 반유마스(Banyumas)에서는 바워(Bawor), 제파라(Jepara)에서는 페트룩(Petruk), 반유왕이(Banyuwangi)에서는 두리안 메라(Durian Merah)를 부릅니다. 목록은 깁니다. 이름의 유래를 따라가면 인도네시아 로컬 두리안의 성격이 드러납니다.

이름만 갈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먹는 방법도 다릅니다. 자바에서는 찹쌀밥에 두리안 과육을 얹고, 수마트라(Sumatera)에서는 소금에 절여 발효시켜 밥반찬으로 씁니다.

인도네시아의 다양한 로컬 두리안

바워는 중부 자바(Jawa Tengah) 반유마스에서 나왔습니다. 초등학교 교사였던 사르노 아흐맛 다르소노(Sarno Ahmad Darsono)가 여러 품종을 접목해 만든 개량종입니다. 이름은 와양(wayang) 인형극의 광대 바공(Bagong)에서 따왔습니다. 바공은 페트룩의 동생입니다.

페트룩도 마찬가지입니다. 제파라의 란두사리(Randusari) 마을에서 나온 전통 품종이고, 이름은 역시 와양 광대에서 왔습니다. 향이 덜 자극적이어서 두리안을 처음 먹는 사람이 손대기 쉽습니다.

이름을 붙이는 체계가 말레이시아와 다릅니다. 말레이시아는 품종마다 D197 같은 등록 번호를 매겼습니다. 인도네시아는 사람과 마을, 설화를 붙였습니다. 문제도 생깁니다. ‘두리안 메단(Durian Medan)’은 단일 품종이 아니라, 바호록(Bahorok)과 시디깔랑(Sidikalang) 등 북수마트라 산지의 두리안을 메단에 모아 부르는 이름입니다.

품종산지특징
바워(Bawor)중부 자바 반유마스두꺼운 오렌지빛 과육, 작은 씨. 여러 뿌리를 붙여 키우는 접목 개량종
페트룩(Petruk)중부 자바 제파라얇은 껍질, 단맛에 쓴맛이 섞임. 향이 덜 자극적
두리안 메라(Durian Merah)동부 자바 반유왕이주황~벽돌빛 붉은 과육. 2026년 두리안 최초 지리적표시 등록
뻴랑이(Pelangi)파푸아 마노콰리한 과육에 여러 색이 섞임
라이(Lai)칼리만탄두리안과 다른 종(Durio kutejensis). 주황 과육, 향이 약함
자료: 인도네시아 농업부 원예총국, 반유왕이 지리적표시 자료 및 현지 보도 종합, 2026년 기준

인도네시아 로컬 두리안은 자바와 칼리만탄, 파푸아마다 과육 색과 향이 갈리고, 품종 이름은 대개 마을과 사람에게서 옵니다.

두리안
‘두리안 천국’ 인도네시아

붉은 두리안의 값을 올린 것은 색과 제도

두리안 메라는 동부 자바(Jawa Timur) 반유왕이의 이젠 화산(Gunung Ijen) 기슭에서 자랍니다. 산지가 좁습니다. 송곤(Songgon)과 글라가(Glagah) 일대에 몰려 있습니다. 과육은 주황빛에서 벽돌빛까지 붉은데, 카로티노이드와 안토시아닌 색소가 그 색을 만듭니다. 2026년 이 두리안은 인도네시아 두리안 가운데 처음으로 지리적표시(Indikasi Geografis)를 받았습니다.

값 차이가 큽니다. 한 개에 15만~50만 루피아를 받습니다. 같은 반유왕이의 다른 로컬 두리안은 2만~8만 루피아입니다. 그런데 지리적표시 보호협회 쪽 설명이 뜻밖입니다. 맛은 다른 로컬 두리안과 크게 다르지 않고, 주된 차이는 과육 색이라고 합니다.

희소성과 색, 그리고 제도가 값을 끌어올렸습니다. 나무가 적습니다. 길가 노점에는 잘 나오지 않고, 농가나 수집상을 거쳐야 구합니다. 붉은 계열 변이는 수십 종이 확인됐고, 간드룽(Gandrung)처럼 저마다 이름이 붙었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 반찬으로 먹는 두리안

뜸뽀약(tempoyak)은 두리안 과육에 소금을 쳐서 밀폐 용기에 3~7일 두는 발효 식품입니다. 젖산균이 과육의 당을 젖산으로 바꿉니다. 결과는 신맛입니다. 소금을 5%보다 적게 넣으면 신 뜸뽀약이 되고, 더 넣으면 짠 뜸뽀약이 되어 오래 갑니다. 수마트라와 칼리만탄(Kalimantan)의 말레이계 밥상에서 나온 음식입니다.

그냥 떠먹지는 않습니다. 고추와 샬롯, 새우를 발효시킨 페이스트 뜨라시(terasi)에 섞으면 삼발이 됩니다. 빠띤(ikan patin) 같은 민물고기와 끓이면 카레가 되는데, 신맛이 비린 기를 눌러 줍니다. 지역마다 이름도 갈려서, 아체(Aceh)에서는 쁘까삼(pekasam), 서수마트라(Sumatera Barat)에서는 두리안 아삼(durian asam)이라 부릅니다.

반전이 있습니다. 발효 통으로 가는 과육은 최상급이 아닙니다. 븡꿀루(Bengkulu)의 한 두리안 농민은 너무 익었거나 상품성이 떨어지는 과육을 쓴다고 설명합니다. 두리안은 열고 나면 며칠 만에 상하고, 수확은 한 철에 몰립니다. 발효는 미식이기 전에 보존 기술이었습니다. 잠비(Jambi)는 2011년, 남수마트라(Sumatera Selatan)는 2019년에 뜸뽀약을 국가 무형문화유산으로 올렸습니다.

찹쌀밥과 함께 먹는 두리안

끄딴 두리안(ketan durian)은 코코넛밀크로 지은 찹쌀밥에 두리안 과육을 얹어 먹습니다. 과육은 덩어리째 올라갑니다. 코코넛밀크와 설탕을 끓인 국물에 과육을 넣고 잠깐 익혀 함께 끼얹기도 하는데, 이 국물을 낀짜(kinca)라고 부릅니다. 명절 음식입니다. 빠당(Padang)과 빨렘방(Palembang)에서는 르바란(Lebaran) 상에 빠지지 않습니다.

졸이는 쪽도 있습니다. 름뽁(lempok)입니다. 두리안 과육에 설탕과 소금만 넣고 몇 시간을 젓습니다. 가루도 코코넛밀크도 넣지 않아 두리안이 거의 전부이고, 잘 만들면 1년까지 갑니다. 가루를 섞는 도돌(dodol)과 갈리는 대목입니다. 빤케익 두리안(pancake durian)은 메단에서 나왔다는 설명이 널리 통합니다. 상온에서 몇 시간이면 상해 지금은 냉동으로 실어 보냅니다.

음식지역만드는 법과 쓰임
뜸뽀약수마트라·칼리만탄과육에 소금을 쳐 3~7일 발효. 신맛이 나며 밥반찬·조미료로 씀
삼발 뜸뽀약람뿡·잠비 등뜸뽀약에 고추·샬롯·뜨라시를 섞은 매운 양념
굴라이 뜸뽀약잠비빠띤·바웅 같은 민물고기를 넣고 끓인 카레
브렝께스빨렘방생선과 뜸뽀약을 잎에 싸서 찐 요리. 잔칫상에 오름
스루잇람뿡구운 생선에 뜸뽀약 삼발을 곁들이는 상차림. 함께 먹는 관습을 느루잇(nyeruit)이라 부름
끄딴 두리안빠당·빨렘방·아체코코넛밀크로 지은 찹쌀밥에 과육을 얹음. 낀짜 두리안·뿔룻 두리안으로도 부름
름뽁(lempok)빨렘방·븡꿀루·뽄띠아낙과육에 설탕·소금만 넣고 오래 졸인 과자. 1년까지 보관
빤케익 두리안메단얇은 크레페에 두리안 크림을 넣은 간식. 냉동으로 유통
자료: 인도네시아 국가무형문화유산(Warisan Budaya Takbenda) 등재 자료 및 현지 언론·식문화 자료 종합, 2026년 기준

인도네시아에서 두리안은 발효하면 밥반찬이 되고, 졸이면 1년 가는 과자가 되며, 찹쌀밥 위에 얹으면 명절 음식이 됩니다.

한국에서 인도네시아 두리안을 만나기 힘든 이유

한국은 생과 두리안을 금지식물로 묶어 둡니다. 나라별 예외가 있습니다. 태국산은 식물위생증명서를 붙이면 들어오고, 말레이시아산은 2011년부터 등록 과수원 조건으로 들어옵니다. 인도네시아산 생과는 이 목록에 오른 기록이 확인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한국 매대의 생과는 대부분 태국 몬통(Monthong)입니다.

두리안 메라의 지리적표시 등록은 이름 자체에 값을 매겨 보려는 첫 시도입니다. 인도네시아 로컬 두리안이 다음에 국경을 넘을 때, 상자에는 무엇이 적혀 있을까요. 품종 이름일까요. 아니면 원산지만 찍힌 냉동 과육일까요. 우리가 아는 두리안이 태국 몬통 생과 하나뿐이라면, 이 과일의 절반은 아직 만나 보지 못한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