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인이 가장 많이 하는 운동을 물으면, 예전에는 축구나 배드민턴이라는 답이 자연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최근 통계는 풍경이 달라졌음을 알려줍니다. 조깅이 45%로 1위, 걷기가 33%로 2위를 차지했고, 한때 국민 스포츠로 불리던 종목이 모두 뒤로 밀려난 모양새입니다.
인도네시아 인기 운동 TOP 10
소비자 인사이트 플랫폼 Populix에서 발표한 ‘2026년 인도네시아인이 가장 선호하는 운동’ 자료는 인기 순위 너머에서 인도네시아 라이프스타일이 어디로 옮겨가는지를 함께 짚어줍니다.
| 순위 | 종목 | 선호도 |
|---|---|---|
| 1위 | 조깅 | 45% |
| 2위 | 걷기 | 33% |
| 3위 | 자전거 | 26% |
| 4위 | 유튜브·인스타그램으로 집에서 하는 운동 | 21% |
| 5위 | 배드민턴 | 21% |
| 6위 | 축구 | 18% |
| 7위 | 수영 | 16% |
| 8위 | 집에서 하는 웨이트 트레이닝 | 13% |
| 9위 | 짐(피트니스 센터) | 12% |
| 10위 | 풋살 | 12% |
폭발적 인기, 조깅
조깅 45%와 걷기 33%를 합치면 78%입니다. 같은 사람이 두 종목을 모두 꼽았다고 가정해도, “달리거나 걷는다”는 단일 행동이 인도네시아 운동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셈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비용입니다. 운동화 한 켤레면 충분합니다. 회원권도, 장비도, 동반자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짐 12%, 풋살 12%처럼 시설 이용료나 인원 모집이 필요한 종목이 모두 하위권에 머문 점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자카르타에서 일하는 직장인을 떠올려 보겠습니다. 퇴근 후 운동을 결심한 상황입니다. 짐 회원권을 끊으려면 월 수십만 루피아가 듭니다. 풋살장은 여섯 명 이상이 모여야 하고, 예약도 필요합니다. 조깅은 운동화만 꺼내 신으면 끝입니다. (관련글: 인도네시아 러닝 열풍은 FOMO 때문?!···러닝 사진사 논란)
자카르타의 교통 체증이 운동 선택까지 바꿔
인도네시아 대도시의 교통 체증은 출퇴근 시간을 예측 불가능하게 만듭니다. 정해진 시간에 짐이나 풋살장에 도착해야 한다면, 운동이 또 하나의 약속이 됩니다.
조깅과 걷기에는 그런 부담이 없습니다. 집 앞 골목에서 시작하면 그만이고, 점심 시간 30분도 운동 시간이 됩니다. 자전거 26%가 3위에 올라온 흐름도 비슷한 결입니다. 팬데믹 시기에 일시적으로 늘었던 자전거 이용이 일상으로 정착했고, 일부는 통근 수단으로, 일부는 주말 커뮤니티 활동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함께 모여야 하는 종목의 하락도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축구 18%, 풋살 12%는 인원 맞추기의 시간 비용이 점점 부담스러워졌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한국과 비슷하게, 인도네시아 젊은 직장인 사이에서도 운동을 사회적 행사보다 개인 관리로 받아들이는 흐름이 강해진 모습입니다.
유튜브 운동이 배드민턴과 같은 비율
가장 눈여겨볼 지점은 4위입니다. “유튜브·인스타그램으로 집에서 하는 운동” 21%가 인도네시아의 국기(國技)로 불리는 배드민턴 21%와 동률을 기록했습니다.
배드민턴은 인도네시아가 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금메달을 따낸 종목입니다. 그런 종목과 “휴대폰 화면 보며 따라 하는 운동”이 같은 수치라는 사실이 의미심장합니다. 디지털 콘텐츠가 전통 스포츠의 자리를 빠르게 가져간다는 뜻입니다.
여기에 “집에서 하는 웨이트 트레이닝” 13%까지 더하면, 영상을 보며 집에서 운동한 사람의 비율은 34%까지 올라갑니다. 짐 12%의 세 배에 가까운 수치입니다. 거실 매트와 휴대폰을 고른 사람이 헬스장 회원권을 끊은 사람보다 훨씬 많아진 셈입니다.
비용·시간·사회 트렌드가 함께 순위를 정렬
순위를 다시 보면 일정한 규칙이 드러납니다. 상위권일수록 비용이 적고, 시간 제약이 약하고, 혼자 할 수 있습니다. 하위권일수록 그 반대입니다.
조깅·걷기는 세 가지를 모두 충족합니다. 자전거와 홈 운동은 두 가지를 충족합니다. 짐·풋살은 거의 충족하지 못합니다. 인도네시아인의 운동 선택이 어떤 우선순위로 움직이는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배열입니다.
공공 부문에서는 보행자 도로와 공원 정비가 직접 효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기업 쪽에서는 헬스 앱, 운동 영상 플랫폼, 러닝화와 자전거 액세서리 시장에 기회가 더 열립니다. 반대로 짐과 풋살장처럼 시설 기반 비즈니스는 멤버십 모델만으로 한계가 분명해진 셈입니다.
인도네시아의 흐름은 한국이 십여 년 전부터 겪어온 변화와 닮은 구석이 많습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이 전환이 훨씬 짧은 시간 안에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난다는 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