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 대중교통 요금이 저렴한 이유?!···교통비 저렴한 도시 10곳

자카르타에서 버스 한 번 타는 데 약 380원이 듭니다. 미국 달러로 0.28달러. 세계 주요 수도 가운데 네 번째로 싼 가격입니다. 교통비가 출퇴근 두 번에 760원, 한 달이면 4만원도 채 들지 않는 셈입니다.

여행 테크기업 Bounce에 따르면1위는 전면 무료화를 편 룩셈부르크. 그다음이 부에노스아이레스 0.25달러, 누르술탄 0.26달러, 자카르타 0.28달러 순입니다. 하노이나 마닐라 같은 동남아 비교 도시보다도 낮은 수치라는 점이 눈에 띕니다.

세계에서 대중교통 요금이 가장 싼 수도 10곳

순위도시 (국가)평균 요금
1룩셈부르크$0.00
2부에노스아이레스 (아르헨티나)$0.25
3누르술탄 (카자흐스탄)$0.26
4자카르타 (인도네시아)$0.28
5하노이 (베트남)$0.30
6카이로 (이집트)$0.32
7뉴델리 (인도)$0.40
8앙카라 (튀르키예)$0.42
9마닐라 (필리핀)$0.50
10아부다비 (UAE)$0.55
자료: Bounce

표를 보면 분포가 한쪽으로 쏠려 있습니다. 1위 룩셈부르크와 10위 아부다비를 빼면, 나머지 8개 도시는 중·저소득 국가에 몰려 있습니다. 동남아, 중앙아시아, 중동, 남미, 북아프리카가 골고루 섞여 있는 점이 특징입니다.

싸다고 해서 곧 좋은 정책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룩셈부르크는 1인당 GDP 12만 달러를 넘는 부유국이 정치적으로 무료화를 선택한 사례에 가깝습니다. 자카르타는 정부 보조금으로 가격을 눌러 놓은 형태입니다. 같은 0달러대 요금이라도 작동 원리는 정반대인 셈입니다.

380원이 자카르타에서 만들어 내는 변화

가격이 낮으면 가장 먼저 달라지는 사람이 정해져 있습니다. 출퇴근 시간 트랜스자카르타 정류장에서 가장 길게 줄 서는 사람은 시간당 임금이 낮은 노동자입니다. 380원과 600원의 차이가 이들에게는 한 끼 식사 값에 해당합니다.

이런 사람에게 교통비 인상은 단순히 지출이 늘어나는 일이 아닙니다. 일자리 선택지가 좁아지는 사건입니다. 같은 임금이라도 멀리 있는 일터를 포기하는 결정으로 이어집니다. 결국 동선의 절반이 사라집니다.

자카르타의 버스 요금은 세계에서 네번째로 싼 편이다
자카르타의 버스 요금은 세계에서 네번째로 싼 편이다

환경 문제도 같은 자리에서 결정됩니다. 자카르타의 만성 교통 체증과 매연은 도로를 가득 메운 오토바이가 만든 결과입니다. 대중교통 요금이 오토바이 연료비보다 비싸지는 순간, 사람들은 곧장 두 바퀴로 돌아갑니다. 지금 가격대가 그 임계점을 간신히 넘기고 있는 상황입니다.

가격이 싸도 사람들이 외면하는 순간

여기까지만 보면 자카르타의 정책이 성공한 듯 보이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낮은 요금이 곧 높은 이용률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은 마닐라(0.50달러)와 뉴델리(0.40달러)에서 이미 드러났습니다. 두 도시 모두 자가용과 삼륜차 의존도가 떨어지지 않습니다. 가격이 싸도 사람이 타지 않는 이유가 따로 있다는 뜻입니다.

자카르타도 같은 길 위에 서 있습니다. 시민이 대중교통을 외면하는 진짜 이유는 가격이 아닙니다. 출퇴근 1시간이 1시간 30분으로 늘어나는 정시성 부족, 환승할 때마다 다시 결제해야 하는 단절된 시스템, 폭염 속에 에어컨이 꺼진 차량, 늦은 밤 정류장의 안전 문제. 이런 변수가 가격을 누른 효과를 깎아 냅니다.

자카르타는 트랜스자카르타(BRT), MRT, LRT, 고속열차 Whoosh까지 수단을 늘려 왔습니다. 다만 이들 사이의 환승이 여전히 별개 시스템처럼 움직입니다. JakLingko 통합 카드가 일부를 해결하지만, 모든 노선과 모든 시간대를 묶어 내지는 못하는 단계입니다.

다음 라운드는 가격이 아니라 경험입니다

자카르타가 세계 4위 자리를 지키는 일은 어렵지 않습니다. 보조금을 그대로 두면 됩니다. 어려운 쪽은 같은 가격으로 더 나은 경험을 만드는 일입니다.

룩셈부르크의 무료화가 가능한 이유는 인구 65만 명의 작은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인구 1,100만 명, 광역까지 합치면 3,000만 명을 넘는 자카르타에서 같은 모델은 작동하지 않습니다. 자카르타가 던져야 할 질문은 “더 싸게”가 아니라 “얼마면 사람들이 자가용을 두고 나올까”입니다.

답은 다른 도시들이 이미 보여 주고 있습니다. 싱가포르는 요금이 자카르타의 5배에 가깝지만 자가용 이용률을 절반 아래로 묶어 놓았습니다. 차이는 정시성, 청결, 통합 결제, 마지막 1km 연결에 있습니다. 자카르타가 풀어야 할 다음 숙제도 정확히 같은 자리에 놓여 있는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