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 출신 K-POP 아이돌 그룹 멤버 누가 있을까?

동남아시아 출신 멤버 없이 K-POP(케이팝) 라인업을 짜기가 이제는 어색해졌습니다.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네 나라 이름이 데뷔 보도자료에 등장하는 빈도가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같은 ‘동남아 출신’이라는 한 묶음 안에서도, 나라마다 걸어온 길은 꽤 다릅니다.

K-POP 동남아 출신의 원조: 태국

시작점은 2008년 2PM 닉쿤(NICHKHUN)입니다. 본명은 니치쿤 백 호베즈쿨(Nichkhun Buck Horvejkul). 압도적인 비주얼로 ‘태국 왕자’ 신드롬을 일으키자, 기획사들이 동남아 시장의 가능성을 다시 봤습니다.

뒤를 이은 흐름도 끊기지 않았습니다. GOT7 뱀뱀(BAMBAM). 본명은 쿤피묵 부와쿨(Kunpimook Bhuwakul). 2014년 데뷔해 재치 있는 한국어 입담으로 한국 예능에서 대체 불가능한 자리를 잡았습니다.

2016년에는 블랙핑크(BLACKPINK) 리사(LISA)와 NCT·WayV 텐(TEN)이 나란히 데뷔했습니다. 라리사 마노반(Lalisa Manobal)이라는 본명보다 리사라는 이름이 더 유명해진 그는, 솔로로도 빌보드 메이저 차트를 오르내리며 동남아 출신이 닿을 수 있는 가장 높은 지점을 보여줍니다. 텐은 태국어·한국어·영어·중국어를 자유롭게 오가는 퍼포먼스 강자로, 2024년 솔로 앨범까지 내며 입지를 굳혔습니다.

세대가 내려와도 두께는 줄지 않습니다. (여자)아이들((G)I-DLE) 민니(MINNIE). 본명은 니차 욘타라락(Nicha Yontararak). 2018년 데뷔해 팀의 몽환적인 색을 만드는 메인보컬이자, 작사·작곡을 겸하는 싱어송라이터로 자리 잡았습니다.

2023년에는 KISS OF LIFE 나띠(NATTY). 본명은 아낫차야 수푸티퐁(Anatchaya Suputhipong). 서바이벌 무대를 여러 번 거친 끝에 잠재력을 터뜨리며 5세대 스타일 아이콘으로 떠올랐고, 2024년 데뷔한 BABYMONSTER의 파리타(PHARITA)와 치키타(CHIQUITA)가 리사의 계보를 잇는 YG의 태국 주역으로 합류했습니다. 선배가 닦아둔 자리를 후배가 발판으로 쓰는 구조입니다.

K-POP의 새로운 블루오션: 인도네시아

첫 인도네시아 국적 아이돌은 2017년 7월 데뷔한 보이그룹 14U의 라우디(LOUDI)였습니다. 본명은 에드워드 웬(Edward Wen). 팀은 2019년 해체했습니다. 그래도 “우리도 K-POP 아이돌이 될 수 있다”는 신호는 현지 지망생들에게 또렷이 남았습니다.

그 가능성을 실제 대중성으로 바꾼 사람이 인도네시아 국적 최초의 여성 아이돌 디타카랑(DITA KARANG)입니다. 본명은 아낙 아궁 아유 푸스파 아디티아 카랑(Anak Agung Ayu Puspa Aditya Karang). 2020년 시크릿넘버(SECRET NUMBER)로 데뷔해 발리 출신 특유의 존재감으로 현지에서 신드롬급 인기를 얻었고, 2025년 4월 계약이 끝나기 전까지 후배 여성 아티스트의 롤모델로 움직였습니다.

이후 계보는 한층 촘촘해졌습니다. 2023년 XODIAC 자얀(ZAYYAN). 본명은 무하마드 리프키 파흐리 자얀(Muhammad Rifki Fahri Zayyan). 현지 오디션으로 쌓은 인지도를 안고 5세대 보이그룹의 핵심 보컬로 데뷔했습니다. 2024년에는 ‘The Voice Kids Indonesia’ 준우승 출신인 VVUP 킴(KIM). 본명은 킴벌리 프랑사 살림(Kimberley Fransa Salim). 파워풀한 가창력으로 차세대 보컬 자리를 예약했습니다.

SM 최초의 인도네시아 멤버 카르멘(CARMEN)
SM 최초의 인도네시아 멤버 카르멘(CARMEN), SM Entertainment

그리고 2025년 2월, SM 최초의 인도네시아 멤버 카르멘(CARMEN)이 Hearts2Hearts로 데뷔했습니다. 본명은 뇨만 아유 카르메니타(Nyoman Ayu Carmenita), 발리 예술가 가문 출신입니다. 데뷔 1년여 만인 2026년 3월 14일 ‘쇼! 음악중심’에서 1위를 차지하며, 인도네시아 국적 아티스트로는 처음으로 지상파 음악방송 트로피를 들었습니다. 태국이 17년에 걸쳐 쌓은 두께를, 인도네시아는 8년 만에 정점 하나로 압축한 셈입니다.

새로운 K-POP 스타 강국: 베트남과 필리핀

베트남은 2022년 3월 TEMPEST 한빈(HANBIN)이 국내 최초의 베트남 국적 남자 아이돌로 데뷔하면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본명은 응오 응옥 흥(Ngô Ngọc Hưng), 엠넷 서바이벌 ‘I-LAND’ 출신입니다. 파워풀한 댄스와 긍정적인 에너지로 팀의 활력을 맡으며, 베트남 현지에서 국빈급 인기를 누리고 양국 문화 교류의 가교 역할을 합니다.

필리핀은 같은 해 6월 라필루스(Lapillus) 샨티(CHANTY)가 한국 무대를 직접 두드렸습니다. 본명은 마리아 샨탈 비델라(Maria Chantal Videla), 필리핀·아르헨티나 이중국적입니다. 데뷔 전 아역 배우와 하이틴 스타, 모델로 활동한 이력을 무기로 현지 팬덤의 지지를 끌어내며 K-POP 속 필리핀 아티스트의 존재감을 각인시켰습니다. 두 나라 모두 개척자가 시장의 문을 막 여는 초기 단계입니다. 태국과 인도네시아가 지나온 길을, 몇 해의 시차를 두고 따라가는 모습입니다.

‘동남아 출신’의 경계는 생각보다 모호

글로벌 팬이 먼저 떠올리는 두 이름이 이 분류에서 빠집니다. 뉴진스(NewJeans) 하니(HANNI), 캣츠아이(KATSEYE) 소피아(SOPHIA)입니다. 하니는 부모가 모두 베트남 국적이지만, 호주 멜버른에서 태어나 자란 호주 국적자입니다. 혈통의 뿌리와 공식 국적·성장 환경이 서로 갈립니다.

소피아는 순수 필리핀 국적입니다. 다만 소속 그룹 캣츠아이는 하이브(HYBE)와 게펜이 미국에서 결성한 팀이라, 활동 기반이 한국 음악방송 씬이 아니라 미국 팝 시장입니다. 국적이냐, 성장 배경이냐, 활동 무대냐. 어디에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명단이 달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