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에서 가장 부패한 국가는 어디일까?···아세안 부패 순위

미얀마 16점. 2025년 부패인식지수(CPI) 기준으로 아세안에서 가장 낮은 점수입니다. 같은 권역 안에 84점인 싱가포르가 있고, 그 사이에 68점이 벌어집니다. 0점이 가장 부패한 상태, 100점이 가장 청렴한 상태를 가리킨다고 보면, 한 경제공동체 안에서 이만큼 격차가 나는 권역은 흔치 않은 편입니다.

미얀마가 4년 연속 바닥에 머무는 이유

2021년 군부 쿠데타 직전 미얀마의 CPI는 28점이었습니다. 쿠데타 이후 매년 점수가 빠져 2024년 16점에 닿았고, 2025년에도 같은 16점에 묶였습니다. 글로벌 최하위권인 북한 15점, 아프가니스탄 16점과 같은 구간에 들어가 있는 셈입니다.

아세안 순위국가2025년 CPI 점수전년 대비
1미얀마16±0
2캄보디아20−1
3필리핀32−1
4태국33−1
5인도네시아34−3
5라오스34+1
7베트남41+1
8말레이시아52+2
9브루나이63
10싱가포르84±0

16점은 외국 기업이 정상적으로 사업을 운영할 수 없는 상태를 가리키는 숫자입니다. 행정, 사법, 치안 영역의 기본 기능이 거의 멈추면서 통관과 외화 송금이 비공식 경로에 의존하는 상황이 굳어졌습니다. 토탈에너지와 셰브론은 2022년을 전후로 미얀마 가스전 사업을 정리했고, 일본 기린맥주도 합작 사업을 접었습니다. 점수와 자본 이탈의 방향이 일치한 사례입니다.

2025년에 다시 짜인 30점대 순서

인도네시아는 한 해 사이 3점 빠졌습니다. 37점에서 34점으로 후퇴했습니다. 태국은 34점에서 33점, 필리핀은 33점에서 32점, 캄보디아는 21점에서 20점으로 미끄러졌습니다. 반대로 베트남은 41점, 라오스는 34점으로 올라왔습니다.

태국 점수가 베트남, 인도네시아, 라오스 아래로 떨어졌다는 점이 특히 눈에 띕니다. 태국 반부패기구는 33점을 두고 “최근 19년 사이 최악”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그동안 “지수가 비슷한 다섯 나라”로 묶이던 구간 안에서 순서가 다시 짜였다는 뜻입니다. 단속만 강화하면 점수가 오를 거라는 기대도 흔들렸습니다. 베트남이 “불타는 용광로” 사정 정국으로 고위 관료를 대거 숙청하는 동안 점수는 40점에서 41점으로 1점 움직이는 데 그쳤습니다.

동남아에서 가장 부패한 국가는 어디일까?
동남아에서 가장 부패한 국가는 어디일까?

인도네시아 점수가 다시 빠진 의미

2024년 37점, 2025년 34점. 1년 사이 3점이 빠졌습니다. 2019년 40점이 정점이었던 흐름에서 보면, 점수는 6점 낮은 자리로 다시 내려간 셈입니다.

국제투명성기구는 2025년 보고서에서 인도네시아의 후퇴 배경을 반정부 시위 진압 과정의 폭력과 정보 통제로 직접 거론했습니다. 부패방지위원회(KPK) 권한 약화 논란이 길어진 점, 광업 부문 카르텔 문제가 풀리지 않는 점도 같은 맥락에서 자주 지적됩니다. 자카르타와 수라바야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외국 경영자들이 자주 짚는 인허가 단계 비공식 비용, 일관성 없는 지방 정부 규정, 예측이 어려운 세관 절차는 이 점수 뒤에 쌓여 있는 실제 마찰입니다.

CPI 점수를 투자자가 읽는 법

CPI는 13개 국제기관 평가를 통합해 산출합니다. 세계은행, 세계경제포럼(WEF),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 등의 데이터를 가져오고, 그중 최소 3개 이상의 소스가 확보된 국가만 평가 대상에 들어갑니다. 평가 항목도 공무원 뇌물 수수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공공 자금 횡령, 직권 남용에 대한 사법 처벌의 실효성, 내부고발자 보호 장치, 이해충돌 방지법의 작동 여부까지 묶어 봅니다.

그래서 16점은 “투자 검토 자체가 어려운 환경”이라는 신호이고, 30점대는 “추가 리스크 프리미엄을 얹어야 하는 시장”이라는 뜻이 됩니다. 동남아 시장 진입을 따지는 기업이라면 시장 규모와 노동력 단가만큼이나 CPI 위치를 함께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