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기저귀를 찬 두 살배기 아기가 하루에 담배 두 갑을 피우는 영상이 전 세계로 퍼졌습니다. 알디 수간다(Aldi Suganda, ‘알디 리잘’로도 알려짐)입니다. 아버지가 18개월 무렵 물려준 첫 담배가 시작이었습니다. 지금 알디는 담배를 끊은 건강한 10대가 됐습니다. 금단 증상이 심해 스스로를 다치게 할 정도였지만, 몇 년에 걸친 치료 끝에 사슬을 끊었습니다. 문제는 알디가 예외라는 데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청소년 흡연은 여전히 수많은 아이를 연기 속에 남겨두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청소년 흡연이 심각한 진짜 이유
자카르타는 ‘담배 천국’이라 불릴 만큼 흡연이 일상입니다. 고등학교 수업이 끝나면 학생들이 담배를 사러 몰려듭니다. 이런 장면이 사건이 아니라 배경이 된 나라에서, 저연령 흡연은 통계보다 먼저 거리에서 읽힙니다. (관련글: 담배가 쌀보다 먼저?! 인도네시아 가계 식비 지출 분석)
개비로 팔리는 한, 21세 제한은 종이일 뿐
법은 이미 촘촘합니다. 2024년 정부규정 28호(PP 28/2024)는 구매 가능 연령을 21세로 올리고, 학교 200m 이내 판매와 낱개 담배 판매를 금지했습니다. 그런데 거리의 규칙은 다릅니다. 아이들은 여전히 담배를 개비 단위로, 몇백 루피아면 손에 넣습니다. 한 갑을 통째로 살 돈도, 나이 확인도 필요 없습니다. 낱개 판매야말로 어린 흡연자에게 가장 낮은 문턱인데, 정작 그 조항이 가장 안 지켜집니다. 규제의 강도가 아니라 집행의 공백이 문제라는 뜻입니다.

40%라는 숫자부터, 두 얼굴을 봐야
흔히 인용되는 ‘청소년 40% 흡연’은 실제 통계와 거리가 있습니다. 2019년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국제 청소년 흡연 조사 GYTS(Global Youth Tobacco Survey) 기준 13~15세 흡연율은 전체 19.2%였습니다. 40%에 가까운 값은 남학생(35.6%)에 한정된 수치입니다. 여학생은 3.5%였습니다. 저연령 흡연이 남자아이들에게 크게 쏠린 문제라는 사실이 이 격차에 담겨 있습니다.
| 지표(조사) | 대상 | 수치 |
|---|---|---|
| SKI 2023 | 10~18세 흡연율 | 7.4% |
| GYTS 2019 | 13~15세 전체 | 19.2% |
| GYTS 2019 | 13~15세 남학생 | 35.6% |
| GYTS 2019 | 13~15세 여학생 | 3.5% |
| SKI 2023 | 4~9세 최초 흡연 | 2.6% |
| 자료: 인도네시아 보건부 SKI 2023, WHO·CDC Global Youth Tobacco Survey 2019 | ||
청소년 흡연율은 대상과 연령대를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3.5%에서 35.6%까지 벌어집니다. 성인까지 넓히면 흡연자는 약 7천만 명, 세계에서 손꼽히는 담배 시장입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흡연자가 되는 경로는 대개 조용합니다.
인도네시아 보건부(Kemenkes)가 실시하는 전국 단위 건강 조사 SKI(Survei Kesehatan Indonesia) 2023에서 10~18세 흡연율은 7.4%로, 2018년 9.1%보다 낮지만 2013년 7.2%와는 사실상 같습니다. 십 년째 제자리인 셈입니다.
게다가 실내에서 담배 연기에 노출된 아이가 68.6%에 이릅니다. 형이 피우는 연기 속에서 자란 동생이 다음 흡연자가 되고, 말리는 어른은 없습니다. 여기에 향으로 포장된 전자담배가 새 입구를 열었습니다. 성인 사용률은 2021년 조사에서 0.3%에서 3.0%로 뛰었습니다.
국고와 광고, 정부가 손대지 않는 두 레버
가장 확실하게 어린 흡연자를 줄이는 수단은 가격입니다. 담배가 비싸질수록 첫 담배는 늦춰집니다. 인도네시아도 2023·2024년 담배세(Cukai Hasil Tembakau)를 평균 10%씩 올렸지만, 2025년에는 세율을 동결했습니다. 이유는 재정입니다. 담배세는 2024년 약 217조 루피아, 우리 돈으로 대략 18조 원(2026년 중반 환율 기준)을 걷어 관세·소비세 수입의 72%를 차지했습니다. 억제해야 할 상품이 국고를 떠받치는 구조입니다.
| 연도 | 담배세(CHT) 수입 | 비고 |
|---|---|---|
| 2022년 | 약 218조 루피아 | 수입 정점 |
| 2023년 | 약 213조 루피아 | 세율 평균 10% 인상 |
| 2024년 | 약 217조 루피아 | 관세·소비세의 72% |
| 2025년 | 목표 230조 루피아 | 세율 동결, 소매가만 조정 |
| 자료: 인도네시아 관세소비세총국(DJBC), Kompas·CISDI 정리, 2022~2025년 | ||
담배세 수입은 2022년 정점을 찍은 뒤 정체됐고, 2025년에는 세율 인상마저 멈췄습니다. 광고도 마찬가지입니다. 인도네시아는 직접 흡연하는 장면만 없으면 TV 담배 광고를 허용하는, 사실상 세계에서 유일하게 담배 광고가 남은 나라입니다. 담배규제기본협약(FCTC, Framework Convention on Tobacco Control)도 아직 비준하지 않았습니다. 방송 담배 광고를 금지하고 2005년 FCTC를 비준한 한국과 비교하면 출발선이 다릅니다. 값을 올릴 브레이크와 광고를 끊을 스위치를 모두 쥐고도 누르지 않는 사이, 담배는 아이들에게 가장 가까운 기호품으로 남습니다.
알디 리잘은 사슬을 끊었습니다. 하지만 그 탈출에는 몇 년의 치료와 온 나라의 관심이 필요했습니다. 개비로 팔리는 담배, 말리지 않는 어른, 손대지 않는 세금과 광고가 그대로라면, 다음 알디에게 그런 관심이 돌아올 리 없습니다. 줄었다는 7.4%보다 먼저 물어야 할 것은, 첫 담배를 늦출 지렛대 중 지금 인도네시아가 실제로 당기는 것이 하나라도 있느냐일지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