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보카도가 이렇게 싸다고? 인도네시아 아보카도의 모든 것!

재래시장에서 아보카도 값을 물어본 한국인은 대개 한 번 더 되묻습니다. 한 개 값이 아니라 한 킬로그램 값이라서입니다. 인도네시아 아보카도가 싼 이유를 물으면 기후와 인건비 이야기가 돌아옵니다. 절반만 맞습니다. 세계 5위 생산국인데 수출은 연 400톤 안팎에 그칩니다. 값이 싼 진짜 이유가 그 격차 안에 있습니다.

87만 톤을 길러 400톤을 수출

수출은 가격의 바닥을 만듭니다. 페루나 멕시코 농가는 좋은 과실을 값을 더 쳐 주는 해외로 보내고, 국내 가격도 그 경쟁에 끌려 올라갑니다. 인도네시아 농가에는 그 경쟁이 없습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집계로 2023년 생산량은 87만 4,046톤이었습니다. 수출은 농업부 원예총국(Direktorat Jenderal Hortikultura) 발표 기준 연 400톤 안팎입니다. 생산량의 0.05%에도 못 미칩니다.

순위국가생산량(톤)세계 비중
1멕시코2,973,34428.4%
2콜롬비아1,085,76510.4%
3도미니카공화국1,016,8349.7%
4페루982,5589.4%
5인도네시아874,0468.4%
자료: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FAOSTAT, 2023년 기준. 세계 총생산 1,046만 6,560톤

2023년 세계 생산량 1,046만 톤 가운데 상위 5개국이 66%를 나눠 가졌고, 인도네시아가 그 다섯 번째였습니다.

나무가 자라는 자리도 봐야 합니다. 대부분 집 마당이나 커피나무 사이에 섞여 자라고, 생산자의 80% 이상이 소농입니다. 전용 농지를 들이지 않았으니 땅값도 기회비용도 붙지 않습니다. 인건비만으로는 이만한 격차가 설명되지 않습니다. 페루의 인건비도 한국보다 낮습니다.

현지 품종은 킬로그램당 1만 5,000~3만 루피아, 2026년 7월 환율로 1,300~2,500원 선입니다. 망고와 파파야, 살락도 사정이 비슷합니다. 국경 안에서만 도는 과일일수록 값이 바닥까지 갑니다.

이 87만 톤을 한국에서는 살 수 없습니다. 신선 아보카도 수입 허용국 목록에 인도네시아가 없습니다. 문턱은 관세가 아니라 검역입니다.

아보카도
인도네시아 아보카도가 싼 이유?

성분표는 맞는데 결론이 어긋나

100g에 열량 160kcal, 지방 14.7g. 지방의 대부분이 단일불포화지방산인 올레산(Oleic acid)입니다. 여기까지는 맞습니다.

100g 기준아보카도바나나시금치(생것)
열량160kcal89kcal23kcal
지방14.7g0.3g0.4g
칼륨485mg358mg558mg
식이섬유6.7g2.6g2.2g
루테인+제아잔틴271µg22µg12,198µg
자료: 미국 농무부(USDA) FoodData Central

칼륨과 식이섬유에서는 아보카도가 바나나를 앞서지만, 루테인·제아잔틴에서는 생시금치에 40배 넘게 밀립니다.

흔한 설명 두 가지가 무너집니다. 임상시험 메타분석에서 아보카도 식단의 LDL은 낮아졌지만 HDL은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좋은 콜레스테롤을 올려 준다는 말에는 근거가 없습니다. 루테인이 풍부하다는 서술도 시금치와의 45배 차이 앞에서 흔들립니다.

그런데 이 과일의 값어치는 다른 자리에 있습니다. 2005년 저널 오브 뉴트리션(The Journal of Nutrition)에 실린 실험에서, 샐러드에 아보카도 150g을 더하자 루테인 흡수량이 5.1배, 베타카로틴은 15.3배로 뛰었습니다. 카로티노이드는 지용성이라 지방 없이는 그냥 빠져나갑니다. 아보카도의 지방은 곁들인 채소의 카로티노이드를 몸 안으로 끌어들입니다.

열량은 무게로 따져야 합니다. 160kcal은 하스(Hass) 기준입니다. 현지 믄떼가(Mentega) 품종은 한 개가 200~500g대라, 큰 것 하나를 다 먹으면 500kcal을 넘깁니다.

인도네시아 아보카도는 껍질 색으로 고를 수 없어

한국에서 익힌 규칙이 여기서 어긋납니다. 껍질이 검게 변하면 익은 것. 하스에는 맞습니다. 로컬 품종은 다 익어도 초록색을 유지합니다. 색만 보고 기다리면 속이 먼저 물러집니다.

쓸 수 있는 지표는 손입니다. 손바닥으로 감싸 쥐고 눌러 살짝 들어갔다 돌아오면 지금이 적기입니다. 흔들어서 씨앗 소리가 나면 잘 익었다는 현지 팁에는 함정이 있습니다. 원예 자료에서 같은 소리는 과숙 신호로도 읽힙니다. 과육이 씨에서 떨어졌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덜 익은 과실을 냉장고에 넣으면 저온 장애가 옵니다. 후숙되지 못하고 속이 검게 변합니다. 실온에 두고, 서두르려면 사과와 함께 종이봉투에 담습니다. 다 익은 뒤 냉장 야채실로 옮기면 3~5일을 법니다.

가장 흔한 레시피가 이 과일의 장점을 버려

현지의 먹는 방법은 한 곳으로 수렴합니다. 쥬스 알뿌깟(Jus Alpukat)입니다. 과육에 얼음과 연유(Susu Kental Manis), 우유를 넣고 갈아 초콜릿 시럽을 두른 잔에 채웁니다. 에스 떼라르(Es Teler)는 여기에 잭프루트(Nangka)를 더합니다.

두 레시피에 채소가 없습니다. 연유와 시럽이 들어가면서 열량만 올라갑니다. 지방이 카로티노이드 흡수를 끌어올린다는 성질은 여기서 쓰일 자리가 없습니다. 가장 사랑받는 레시피가 이 과일의 가장 잘 검증된 강점을 통째로 비켜 갑니다.

그 관점에서 과카몰리(Guacamole)의 위치가 달라집니다. 으깬 과육에 다진 토마토와 양파, 라임(Jeruk Nipis)즙, 소금과 후추면 끝입니다. 흡수 실험이 살사로 진행됐다는 사실이 여기서 겹칩니다. 토마토의 라이코펜이 아보카도의 지방을 타고 들어갑니다.

이 가격은 영원하지 않습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아보카도 수출을 늘리려 품종을 개량하고 산지를 키우는 중입니다. 값이 싼 이유가 나갈 곳이 없어서였다면, 나갈 곳이 생기는 날 이 가격표는 어느 쪽으로 움직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