쁘라보워 대통령 지지율 급락! 인도네시아에 무슨 일이?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아홉 달 만에 절반 가까이로 내려앉았습니다. 취임 첫해에는 역대 대통령을 앞지르던 숫자였습니다. 여론조사기관 SMRC(Saiful Mujani Research and Consulting)가 2026년 7월 발표한 조사에서 쁘라보워 지지율은 51.1%로 나타났는데, 아홉 달 전 81.2%와 견주면 30.1%p가 사라진 셈입니다.

같은 조사에서 경제·정치·법 집행 세 항목의 긍정 평가가 나란히 주저앉았습니다. 세 지표가 함께 무너졌다는 것은 국정 전반을 보는 시선이 통째로 돌아섰다는 신호이고, 정책 한둘을 손봐서 되돌릴 수 있는 국면을 이미 지났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쁘라보워 수비안또(Prabowo Subianto) 대통령은 2024년 10월에 취임했습니다. 재임 21개월째입니다.

쁘라보워 지지율 연속 하락

SMRC는 2026년 7월 5일부터 19일까지 749명을 조사했습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7%p입니다. 부정 평가는 같은 기간 16.0%에서 46.9%로 뛰어올랐는데, 긍정과 부정의 간격이 4.2%p까지 좁혀지면서 두 곡선이 교차하기 직전 지점까지 왔습니다.

항목2025년 11월2026년 7월변화
국정 수행 긍정81.2%51.1%−30.1%p
경제 상황 긍정40.0%15.7%−24.3%p
정치 상황 긍정35.8%13.5%−22.3%p
법 집행 긍정42.5%26.4%−16.1%p
자료: SMRC(Saiful Mujani Research and Consulting), 2026년 7월 5~19일 조사, 유효표본 749명, 표본오차 ±3.7%p

긍정 평가는 네 항목에서 모두 빠졌고, 국정 수행이 30.1%p로 가장 큰 폭이었습니다.

체감 경제가 특히 어둡습니다. 응답자의 49.4%가 지금 경제를 나쁘다고 답했고, 지난해보다 나빠졌다는 응답도 45.8%에 이르렀습니다. 그런데 2025년 인도네시아 경제성장률은 5.11%였고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34%로 중앙은행 목표범위인 1.5~3.5% 안에 있었으니, 거시 숫자와 장바구니 사이가 이만큼 벌어진 셈입니다. (관련글: 루피아 폭락·증시 하락! 인도네시아 경제 위기, IMF 외환위기로 번질까?)

쁘라보워 수비안또(Prabowo Subianto) 인도네시아 대통령
쁘라보워 수비안또(Prabowo Subianto) 인도네시아 대통령

검찰로 넘어간 급식 예산

하락의 한복판에 무상급식 프로그램(Makan Bergizi Gratis, MBG)이 있습니다. 대통령의 1호 공약입니다. 검찰총장실은 2026년 6월 3일 국가영양청(Badan Gizi Nasional) 전 청장 다단 힌다야나(Dadan Hindayana)와 전 부청장 두 명을 부패 혐의로 입건해 구속했고, 민간 인사까지 더하면 피의자는 다섯 명이 됐습니다.

검찰이 제시한 수법은 두 갈래입니다. 조달 단가를 부풀리고, 급식 거점을 사고팔았습니다. 전동 오토바이와 신발, 텔레비전 같은 물품 단가를 올려 잡는 한편 조리 거점 한 곳을 1억 루피아에 넘기는 중개가 이뤄졌고, 운영 실적이 거의 없는 이른바 ‘유령 주방’이 국가 예산에서 일당을 받아 갔다는 것이 수사 내용입니다.

부패방지위원회(KPK)는 MBG 예산이 2025년 71조 루피아에서 2026년 171조 루피아로 불어나는 동안 감독 장치가 따라가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2026년 5월까지 급식 수혜자는 6,199만 명으로 목표의 74.8%에 이르렀습니다. 대규모 식중독 사고와 납품 대금 미지급 문제로 6월 내내 자카르타와 반둥에서 시위가 이어졌지만, 정부는 MBG를 중단 없이 평가만 하겠다는 태도를 지켰습니다.

군부 영향력 확대와 권위주의 회귀 논란

특수전사령관 출신 대통령의 이력은 군의 정치적 중립 문제와 맞물려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국회는 2025년 3월 20일 군법(UU TNI) 개정안을 가결했고, 현역 군인이 전역하지 않고 근무할 수 있는 민간 기관이 10곳에서 14곳으로 늘면서 검찰청과 재난관리청 등이 새로 목록에 들어갔습니다. 시위가 뒤따랐습니다.

우려가 사건으로 옮겨붙은 것은 2026년 3월이었습니다. 12일 밤 자카르타 멘뗑에서 인권단체 콘트라스(KontraS) 부조정관 안드리 유누스(Andrie Yunus)가 오토바이를 탄 두 명에게 염산 공격을 받아 얼굴과 몸에 화상을 입고 한쪽 시력을 잃었습니다. 27세였습니다. 군사법원은 6월 10일 전략정보국(BAIS) 소속 군인 네 명에게 최대 3년형을 선고했는데, 검찰이 상부 지시는 없었다고 밝힌 데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와 국제앰네스티는 배후 수사가 빠졌다고 반박했습니다.

언론을 향한 발언도 파장을 낳았습니다. 대통령은 2026년 7월 23일 민족각성당(PKB) 창당 28주년 행사에서 외국을 위해 일하는 인도네시아인이 있다고 말한 뒤 ‘론도 이렝(Londo Ireng)’, 곧 검은 네덜란드인이라는 표현을 기자와 분석가, 시민단체에 붙였습니다. 협력자를 가리키던 말입니다. 독립언론인연합(AJI)을 비롯한 여섯 개 언론 단체가 공개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금융 독립성 상실과 국가 신용등급 경고

금융 쪽 충격은 7월에 왔습니다. 2018년부터 중앙은행을 이끌어 온 페리 와르지요(Perry Warjiyo) 총재가 25일 사표를 냈는데, 2023년 시작한 두 번째 임기를 2년이나 남긴 시점이었습니다. 발표는 27일 나왔습니다. 사유는 개인적인 것으로 설명됐지만 시장은 다르게 읽었고, 발표 당일 루피아와 주식·채권이 함께 밀렸습니다.

제도 변화가 배경에 깔려 있습니다. 국회는 2026년 6월 4일 중앙은행법을 개정해 통화당국 임무에 경제성장을 넣고 의회가 중앙은행 성과를 평가할 수 있게 했습니다. 2월 9일에는 대통령의 조카 토마스 지완도노(Thomas Djiwandono)가 부총재로 취임했는데, 재무차관과 여당 재정담당을 지낸 이력 탓에 지명 단계부터 루피아가 흔들렸습니다. 후임 총재 인선은 아직 남아 있습니다.

정작 중앙은행은 돈을 풀지 않고 조여 왔습니다. 5월 이후 기준금리를 누적 100bp 올려 5.75%에 맞췄고, 서류 없는 달러 매입 한도를 월 1만 달러로 낮췄으며, 루피아 방어에 외환보유액을 계속 썼습니다. 6월 말 보유액은 1,456억 달러로 수입 5.4개월분이었는데, 2025년 12월 1,565억 달러와 견주면 반년 사이 100억 달러 넘게 줄어든 셈입니다. 방어에는 값이 붙습니다.

1998년 IMF 위기 재발할까

환율은 6월 4일 달러당 18,000루피아를 처음 뚫었습니다. 사상 최저입니다. 다만 그날의 방아쇠는 이란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데 있었고, 순수입국인 인도네시아의 4월 무역흑자는 8,900만 달러로 쪼그라든 뒤 5월에 2020년 4월 이래 처음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바깥에서 온 충격이 큽니다.

신용등급 대목은 자주 뒤섞여 전해집니다. 무디스(Moody’s)가 2026년 2월 5일, 피치(Fitch Ratings)가 3월 4일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렸지만 등급 자체는 각각 Baa2와 BBB로 유지됐고, S&P(S&P Global Ratings)는 7월 13일 BBB에 안정적 전망을 재확인했습니다. 세 기관 모두 투기등급보다 두 계단 위에 인도네시아를 두고 있습니다. 강등은 아직 없었습니다.

1998년과 견주는 시각도 나옵니다. 그때는 외환보유액이 단기 외채를 감당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변동환율제 아래에서 수입 5.4개월분을 쥐고 있고 은행권 자기자본비율도 25%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남는 질문은 환율과 정책 예측 가능성입니다. 루피아로 매출을 세는 기업이라면 원화 환산 실적이 흔들리고, 중앙은행 인선과 개정된 법이 금리·외환 정책의 방향을 얼마나 바꿀지가 다음 반년의 변수로 남습니다. 지표는 아직 버티는 중입니다. 그러나 쁘라보워 지지율이 아홉 달 만에 30%p 빠지는 동안 먼저 주저앉은 것은 신뢰였고, 신뢰가 빠진 자리는 대개 지표보다 늦게 채워집니다.